요 몇일 재밌게 읽은 책은 뮤직숍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사실 표지가 눈에 들어와서, 웬지 더 끌렸던. 이렇게 책 커버 디자인도 참 중요하다,, 나같이 비쥬얼에 끌리는게 많은 사람한테는.
나는 최근 좀 잔잔하고, 그리고 꼬이지 않은, 여유을 가질 수 있는 책들을 주고 보았는데, 왜 그런가 가만 생각해 보면 하루에 많은 시간을 소셜미디어 마케팅과 디자인, 고객들과의 디엠과 팔로우업으로 보내며.. 또 스튜디오가는 길의 혼잡함과 서울의 대중교통과 많은 사람들/ 공기/ 소리/냄새 등등에 지치는 시간이 많아서, 라일리(반려견) 옆에서 느긋하게 책 보는 시간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 물론 youtube&netflix 도 어느날은 정주행을 하고 있지만, 저녁을 먹고, 잠시 앉아서 휴식을 취할때 책 읽는 시간이 나에겐 작은 힐링이 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너무 진지하지도 않고, 몇 장 집중해서 읽지 않아도 흐름이 끊기지 않고, 또 영국의 오래된 high street의 한 구석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잠시 여행을 간 기분도 느끼고... 하기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뮤직숍'은 2017년에 츨간되었고, 영국인 작가 레이첼 조이스의 소설이다.
처음엔 1챕터정도를 보다가 아무래도 조~~금 번역된 문체가 잘 와닿지 않아서, 내 미국 어카운트의 오디오 북을 같이 들었다. 음,, 나레이터가 좀 나이 많은 남자 목소리였는데, ㅜㅜ 아쉽게도 이 책의 분위기와 영 어울리지 않았다. 중간 정도까지 듣다가, 다시 페이퍼북으로 돌아와 읽었는데, 1988년의 영국의 a run-down suburb 뮤직스토어가 중심이 되어, 바이널 레코드 판을 고집하는 프랭크와, 아픔을 가지고 있는 전직 바이올리니스트 일사와의 스윗한 러브스토리를 음악과 함께 풀어내며, 프랭크 주변으로의 스몰 비지니스 오너들과의 이야기 등등 다양한 캐릭터들의 묘사도 잔잔하고, 뭔가 시대가 바뀌며 오래된 것들이 버려지는 그런 올드한 스트릿의 분위기를 한껏 느껴볼수 있다.
끝으로 갈수록 전개가 갑자기 빨라져 약간의 당황스러움이 있었지만 overall 재밌고 따뜻하다.
이 책을 읽으며 계속해서 바이널 레코드를 들을 수 있는 카페같은 곳이 있나 여러번 서치해 보았다. 나의 어린시절은 CD와 MP3등이 주로 였고, 또한 지금은 애플뮤직/ 유튭 뮤직으로 주로 듣고는 있지만, 바이널 플레이어를 몇번이고 사려고 했던 몇년 전을 떠올리며 그 레코드판이 주는 특별한 감성이 나에겐 새로웠다. 또한 작곡가의 비하인드 스토리,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음악을 소개하는 묘사를 읽으며, 나도 꼭 그런 뮤직숍을 방문해 보고 싶은 마음이다. 마지막으로 번역본의 약간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원서의 그런 영국 느낌이 언어로 표현되기에는 어색한 부분들도 보이고, 차라리 영어로 읽어본다면 더욱 더 레트로한 감성이 들지 않겠나 싶었다. 한강 작가의 소설을 번역한 영국번역자의 스토리가 떠올랐다. 한강 작가의 시적인 문체와 어조를 번역하며 다른 모국어를 사용하는 독자들에게 이러한 스타일과 음색을 최대한 잘 전달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그만큼 원서에서 다른 언어로 풀이하는 번역가의 역할도 크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