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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reads> 종이책 읽기-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라디오체조, 여기는, 커스터드 특별한 도시락을 팝니다

iamjc 2024. 9. 21. 21:35

  3주전부터 동네에 있는 북카페를 가기 시작했다.  딱 더운 여름에 너무 지쳐서,  집에서는 계속 에어컨 틀고 그림그리자니 답답하고 스튜디오에 나가자니 오는길 얼마나 피곤할까 고민하다 동네 도서관을 뒤졌다. 스타벅스에 가도 됐지만 그냥 조용한 곳에서 그림도 그리고 좀 새로운 환경이 필요했다고 해야할까?
 난 사실 언제부턴가 아니다 한 10년전 쯤 넷플릭스에서 미니멀리스트 라이프 스타일에 관련된 영상을 본후로 종이책은 사지도 않고, 집에 들이지도 않게됐다.  미국에서 이사한 후로, 집에 무언가 한번 보고 안볼듯 싶은걸 들이기 싫은 영향인듯 하다. 그래서 난 주로 오디오 북을 듣는다. 특히나 운전할때, 대중교통 탈때 혼자 듣고 있다보면 어느새 책 한권이 뚝딱이다.  집 청소할 때 헤드폰을 끼고 듣다보면 정말 책에 빠져드는 느낌. 몇년째 오디오 북을 듣다보니 글자로 된 책은 그냥 뒤떨어진 느낌이었다. 하하, 얼마나 오만한 생각인지..
 그러다가 동네 도서관 찾던 날, 결국 도서관이 휴무여서 나온김에 꼭 열고 있는 도서관을 가겠다는 결심으로 서치하여 또 다른 구립 도서관, 북카페를 가게 되었다. Ha!  쿠ㅐ적한 환경에 많이 놀랐다. 그리고 한참을 그림 그리다,  한번 책이나 읽어볼까 하는 마음에 책장을 두리번 거리다, '라디오 체조'라는 책을 발견, 이건 뭐지? 일본 작가네. 근 10년 넘게 일본 작가 책을  많이 접해보지 못했다. 1Q84였나,  하루키 무라카미 소설 이후론 처음이다.
 이 책은 얇기도 하고, 첫장을 넘기자 마자 술술 잘도 넘어간다. 
그리고 나에게는 ㅜㅜ 사실 도서관 책,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간 책이 조금 힘들다... 이 책은 정말 한국에 온 후로 내가 공공의 책을 읽게 된 계기가 되는 인상적인 책이다. 뭔가 책장을 넘길때 어색하고 심지어 조금은 두려운 마음을 많이 접게 해준 책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 책 추천, 가볍게 그렇지만 잔잔한 감동을 주는 책이다. 일본 작가들의 작품은 참, 미국작가들과는 또 다른, 동양적인 문체가 있다. 내가 직접 글자를 보면서 오랜만에 읽어서인가? 묘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정말 일본은 외로운 사람들, 개인적인 성향이 가득한 뭔가 내성적인, I type이 많은 느낌? 내가 한국에 와서 한국 미디어와 뉴스들, 또한 유투브 등등을 보면서 느끼는 그런 느낌이 이 일본 책에서 더 강하게 표현되었다.
그래서인가 참, 잔잔하게 재밌다 이 책은. 스포일러 될만한 얘기는 쓰고 싶지 않아서 여기까지만.
 
 그 북까페에 처음 간 날 이후로, 난 다시 그 곳을 찾았다. 이상하게 그림도 포커스해서 잘 그려지고 뭔가 생산적으로 시간을 보냈다는 느낌이 강해, 이번에는 그림 다 그리고 아쉬운 마음에 다시 책장을 둘러봤다. 이 곳은 도서관에 비해서 많은 책이 있지는 않다. 그래서 이것 저것 보다가 어디서 들어본것 같은 제목인,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이라는 책을 빌렸다. 그렇다, 이번에는 대출이라는 것을 해보았다. 
이건 사실 나한테는 좀 대단한 일인데,  first, 난 페이퍼북, 자체를 최근 집에 들여놓은 적이 없다. 물론 그림에 관련된 책은 몇권 샀지만, 아마 커피테이블 북 같은 느낌으로다 인테리어 적인 고급스런 하드커버 정도였다. Second, 난 공공도서를 가방에 넣는 것도 꺼려했는데... 이것도 내 안의 OCD 스러운 벽을 깬듯한 느낌이다.( 이것도 몇번 하니, 이제는 책을 집 테이블에 올려놓는 것도 괜찮다.;)) 
이 책은 뭔가 두꺼워서 그 자리에서 다 볼 수가 없을것 같아,  근처에 비치되어 있던 "여기는 커스터드 특별한 도시락을 팝니다" 라는 귀여운 커버가 있는 일본 소설과 같이 빌려봤다. 
난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이 책이 유명한지 전혀 몰랐다.. 중간 쯤 읽다보니 어디서 들어본듯한 얘기들.. 그리고 마지막엔 ㅜㅜㅜ 눈물 바다.  이 책은 1976년에 처음 출간된 " the education of little tree", Forrest Carter 의 작품이다. 이 책을 다 읽고 찾아보니,,, 내가 알 수 밖에 없는 미국 히스토리 픽션이다.. 특히나 최근에 인상깊게 보았던 'Killers of the Flower Moon' 영화때문에, 미국의 네이티브 어메리칸들, 미국 인디언들에 관한 트루 스토리들이 미국 사회에서 많이 다루다 보니, 이 오래된 책이 이렇게 감동을 줄 수가.. 나의 메마른 도시 생활에 작은 활력소 였다고 할까. 리틀 트리(작은 나무)가 묘사하는 그 하나하나가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다. 또한 그 심플한 라이프 스타일도 너무나도 내가 갈망하는, 이 지친 나의 서울 생활에서 캘리포니아 살때 하이킹 다니던 때에 느꼈던 느낌이랄까,,, 또한 미국 역사의 슬프고 어두운 면을 다시금 볼수 있었던 스토리였다.. 미국에서는 이제 네이티브 어메리칸이라는 용어 보다는, Indigenous peoples of the Americans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더 많이 쓰고 있다. 보통 indigenous americans라고 많이 쓴다.  인디언 부족 하나하나 존중해야 할 뿐더러, 알래스카와 하와이 처럼 인디언 계통이 아니라 또 다른 tribe가 터전을 잡고 살았던 땅도 많기 때문에  모두를 통털어 원주민이라는 의미로 쓰여지는 것 같다.
 
아무튼 이 책은 혹시라도 안 읽어본 사람들은 꼭꼭 추천!! 나처럼 끝에는 눈물을 펑펑 쏟을지 모른다....
 
마지막으로 "여기는 커스터드, 특별한 도시락을 팝니다" 이 책은 역시나, 일본 소설 특유의 잔잔하고 단편적인 스토리가 하나로 연결되어 잔잔하게 마무리되는 따뜻한 소설이다. 일본 특유의 뭔가 미신적이고 영적인 표현이 들어가 있는, 난 이런 부분들을 많은 일본 작가의 문학이나 애니메이션에서 볼때 신기하면서도, 그 영향이 생활 곳곳에 보여지고 성향으로 나타나져 행동으로 표현 되는게 재밌게 느껴진다.  이 책도 쉽게 읽혀지는 그런 책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오쿠다 히데오의 "라디오 체조"를 더 재밌게 보긴 했지만.
 이제 정말로 가을이 되어가는 요즘, 특히나 지난밤 폭우 후에 급격하게 가을 날씨로 바뀐 요즘, 책 한권을 읽어보며 넷플릭스/유투브 없는 조용한 저녁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
 난 다음번엔 무슨 책을 볼까,  뭔가 설레는 마음이다. 이래서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고 하나